[월간 <디자인> 4월호]
나도 모르게 타고 있던 파도의 흐름을 '메타버스 metaverse'라는 주제로 밀도 있게 정리해놓았다.
'메타버스는 초월 meta와 세계 universe의 합성어'인데,
'온라인에 기반한 각종 서비스와 플랫폼부터 공간의 차원을 넘어서 만남이 이뤄지는
가상 세계까지도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로 정의할 수 있다.'고 한다. 본문을 읽으며 생각해볼만한 키워드가 몇개 있었다.
그 중 하나 '에란겔 다크 투어'다. 나도 한동안 '배틀 그라운드' 유저였다. 게임을 즐겨하는 성향은 아니었지만, 완성도 높은 그래픽으로 표현된 풍경들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슈팅게임과는 별도로 이런 형식의 '투어'를 생각해보지 않은건 아니다. 하지만 왜 몰랐을까. 내가 생각했다면 다른 사람도 생각해봤을 거고, 이런 생각들을 실행으로 옮겨 좋은 이벤트를 먼저 만들 수 있었을텐데!
역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실제로 이끌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을 배운다.
또 다른 흥미로운 것은 'Gen C'라는 신조어다. C세대는 코로나 세대를 말한다. 팬데믹 시대에 태어나 메타버스와 같은 뉴노멀이 익숙한 이 세대의 설명 말미에 편집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어린이에게 그렇듯 좋은 어른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MZ세대든 C세대든 함께 공존하는 건 마찬가지다. 최근 한 아이의 어른이 된 내겐 이들과 앞으로 어떻게 소통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 대목이었다.
편집장의 말 그대로 '누구보다 시대 감각을 빠르게 체득하고 창작 활동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디자이너의 숙명' 이다.
하지만 어디 디자인뿐이던가. 모든 일이 모든 일을 총망라하게 바라봐야 가능하다.
이번 호를 읽으면서 나는 '요즘 사람'이라기에 아는 것이 너무 없었고, '옛날 사람'이라기엔 아직 적은 물리적 나이가 부끄러웠다.
그래서 오히려 더 좋았는지 모르겠다. 관찰자의 입장에서 세상은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가니까.
앞으로도 계속해서 학구적인 태도로 실험적인 시도를 행하는 잡지 <디자인>을 매달 챙겨보고싶다.
반면 전공자로서 챙겨보는 또 다른 잡지 <아트인컬쳐>나 <월간미술>은 비교적 아쉽게 느껴진다.
매 번 엘리트 의식으로 가득한 정보와 비슷한 글들이 좀 지겨워졌나. 그 길이 매우 좁고 깊어 나는 여전히 입구에서 헤매고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