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의 사적인 대화)김키미,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하다다 2021. 8. 25. 17:00

 

책을 읽으면서 쓴 독후감이다. 작가가 묻는 질문에 (너무) 성실하게 답하느라 책의 많은 부분을 옮긴 것 같아 걱정이다.

하지만 그만큼 책의 많은 부분이 나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소중하지 않은 구석이 없다.

 

브랜드를 연구하면서 배우고 싶은 선하고도 강한 인사이트를 얼마나 전달하고 싶었는지 작가의 책상이 안봐도 선하게 그려진다. 이 책을 꼼꼼히 읽으면서 정말 많은 격려를 받았다. 응원을 받았다. (같은 대한민국 저 어딘가에 살고 있는)멘토,,,라고 해도 될까. 아무튼/ 정말 감사하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소중한 친구들이 떠오른다. 기다려라 택배간다...)

p.5 나는 브랜드 마케터의 일을 '장인정신과 상인 정신 사이의 균형'이라고 정의한다.
p. 15 매거진 <B>는 한 호에 하나의 브랜드만을 선정해 깊이 있게 다루는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이다. 2011년 창간호 프라이탁 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찾아낸 균형 잡힌 브랜드를 소개한 지 10년째. 현재까지 85개의 브랜드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2021년 3월 기준) 

▶ 나도 국내 갤러리 브랜드를 다루는 기획출판을 하고 싶다. 

p.16 <B>가 선정하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B>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  
2016년, 매거진 <B>는 50번째 브랜드로 서울을 택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전 세계에서 찾아낸 균형 잡힌 브랜드로 줄곧 기업 브랜드만을 소개해 온 <B>에서 도시를 브랜드로 다룬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도시도 당신이 좋아하는 모 브랜드만큼 균형 잡힌 브랜드입니다"라는 관점으로. (생략) 이는 꽤나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특히 나처럼 <B>를 통해 브랜드라는 세계에 발 들여놓은 브랜드 키즈에게는 '브랜드란 무엇인가?'하는 원론적인 질문이 주어진 것과 같았다.

▶ 내 브랜드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신뢰를 주고 싶다. 흔히 말하던 '신뢰'라는 단어가 이렇게 근사한 단어였나.  

p.27 매거진 <B>에서 하나의 브랜드를 다큐멘터리화 하는 과정과도 같다. 브랜드마다 특징을 잡아내어 정리한 기획 기사들, 브랜드 창립자 및 관계자의 인터뷰, 브랜드 팬들의 짧은 코멘트와 긴 인터뷰, 그리고 브랜드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담아낸 브랜드 스토리
p.28 브랜드를 색안경 끼고 보면 인생은 B(Brand)와 D(Daily)사이의 C(Choice)다. 브랜드가 되기를 선택하거나 지금과 같은 일상을 살거나. 결정은 오로지 스스로에게 달렸다.
p.33 마케팅은 타인에게 "저는 좋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브랜딩은 타인으로부터 "당신은 좋은 사람이군요"라는 말을 듣는 것이다.
p.34 그렇다면 스팸이 아닌 마케팅으로, 내가 원하는 이미지를 타인에게 심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좋은 사람입니다"에서 '좋은'에 해당하는 나의 정체성을 먼저 발견해야 할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이란 바로 그 정체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p.37 파타고니아는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제품을 사지 말라고 말한다. 꼭 필요한 제품인지 고민해 보기를, 적게 소비하기를 권한다. (생략) 매년 매출의 1퍼센트를 환경단체에 기부한다. 수익이 아니라 매출의 1퍼센트다. 파타고니아는 이 금액을 '지구를 위한 1퍼센트', 지구세(Earth Tax)라고 부른다. 
p.39 "우리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하는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합니다." (1991년 사명선언문)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 (2019년 사명선언문)
p.45 집착하기 시작하면 '왜'에는 끝이 없다. 긍정적인 무한이다. (생략) 질문하다 보면 정체성에 다가갈 수 있다.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기'를 잊지 말자. (생략) 희미한 감정에 선명한 이유가 생길 때마다 그것을 기록해놓는 습관을 기르면 더욱 좋다. 만약 아직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질문에 먼저 답해 보길 권한다. 앞서 내가 답한 질문이다. "당신이 퍼스널 브랜딩을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질문에 답 해보자면, 하고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을 반복해 경험하면서 조금씩 나를 알아가는 중이다. 거기서 나를 찾고 싶다. 조금 더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 모든 준비과정이 퍼스널 브랜딩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서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내 인생의 B(Brand)와 D(Daily)사이에서 C(Choice)를 하고 있는 중이다. 

 

조금 더 TMI하자면,, 나는 완벽주의자다. 모든 완벽하게 해내서 완벽주의자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는 생각에 자주 많은 것을 포기한다. 지난 수업에 교수님께 들은 '미소는 완벽주의자네'에서 깨달았다. 밤새가며 수업 과제를 해냈을때 그 과정과 결과가 즐겁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수업을 포기하고 싶다. (실제로 한 번은 과제를 완벽하게 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잠수탄 적도..) 무언가를 포기할때면 상당히 괴롭다. 그 괴로움이 훗날 더 완벽해지는 결과물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그런 경험은 많지 않다. 포기는 더 잦은 포기를 낳았다.

p.76 부담없이 의견을 주고받으며 '성공적인 실패'를 만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혁신이 싹튼다.
p. 79 변하지 않을 가치 찾기 1) 자신을 이루는 키워드를 생각나는 대로 모두 나열한다.

 술, 책, 클래식, 연애, 포기, 허탕, 관심, 지난 20대의 후회, 소심, 레퍼런스 모으기, 아이디어 수집, 계획 수립, 수업, 글쓰기, 블루오션 찾기, 미술, 논문, 기획, 출판, 재택, 평생업찾기, 부업, 천천히, 완벽주의자, 내가 좋아하는 일, 내 위치 찾기, 나를 알아가기, 기대, 성실, 경험, 꿈, 안정, 가족, 존경하는 남편, 그와 만든 내 사랑 다다, 부자 꿈꾸기 

2) 키워드의 유사성과 맥락에 그건해 그루핑을 한다.(생략하고) 3) '보여주고 싶은 나'에 해당하는 그룹을 정한다.

 레퍼런스 모으기, 아이디어 수집, 계획 수립, 블루오션 찾기, 내 위치 찾기, 나를 알아가기, 경험, 기대

 평생업, 천천히, 완벽주의자, 미술, 논문, 기획, 출판, 재택

4) 그룹을 한 문장으로 정의했다.

 성공적인 실패를 위해 끊임없이 계획하고, 수집하는 레퍼런스 / 완벽주의자

 미술 연구자

5) 보여주고 싶은 나'를 한 문장으로 정의했다.

성공적인 실패를 만들어가는 동시대 미술 연구자. (음, 이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p. 85 베조스에게 만년시계는 장기적 사고의 상징이다. 월 매출 달성과 분기 실적 발표 압박에 시달리며 단기적 성과를 내야 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향한 메시지랄까. 후손을 위해 우주 사업을 개척하는 것처럼, 시간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고 폭넓은 안목을 갖도록 격려하는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 나는 장기적 사고를 이어가는 중이다. 인스타그램에 닮고 싶은 사업 레퍼런스를 보며 전전긍긍 하고 있지만, 아직 시도하지 않은 이유는 이 장기적 사고 때문이다. 아닌가, 사실 이런 저런 다양한 이유로 가득한 변명인가(여기서 소심한 성격이 나타난다.) 

p.85 내 안의 브랜드를 찾는 과정은 취향 찾기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유행하는 제품을 따라다니고 타인의 취향을 탐닉한다. 이것 저것 사다 보면 온갖 취향이 뒤범벅되는 시기가 온다. 취향이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운 중구난방의 시기다. 취향은 그러면서 다듬어진다. (생략) 견고해진다. (생략) '나의 것'을 찾는 과정에는 당연하게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p.89 나를 즐겁게 하는 건 '읽는 기쁨' 이전에 있는 '사는 기쁨'이다. 지적 호기심을 소비 욕구로 때우려는 심보. '아직 읽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읽을 책'을 진열해 놓고 호기심 충족을 보류하는 것이다.

재밌는 부분이다. 이전의 나도 비슷하기에 어느정도 공감했다. 하지만 이제 '사는' 행위를 멈췄다. 더이상 '사기'는 내 '읽기'의 욕구를 따라가지 못하기에. 요즘은 도서관에 가서 그 욕구를 채우는 중이다. 나는 이제 '과시'하지 않는다. '과시'가 일상이었던 예전보다 조금은 진중해졌지만 진중해질 수록 내가 여전히 빈 깡통이란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p. 108 작가 인세는 보통 10퍼센트다. 책값이 15,000원이라고 가정하면 책 1권이 팔릴 때마다 작가에게 1,500원이 돌아가는 것. 5개월간 꼬박 집필했다는 전제로 2020년 최저 임금 기준의 기대수익을 계산하면 8,976,550원. 책을 약 6천 권 팔아야 한다. 6천권이 얼마나 까마득한 숫자인기 출판계 사정을 아는 이들은 셈하지 않고도 알 수 있다. 업계에서는 '초판만 다 팔아도 성공'이라는 말이 돈다. 2018년 기준 일반 단행본의 초판 1쇄 발행 부수는 평균 1,254부. (인쇄 부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6천 권 팔려면 5쇄를 찍어야 한다. 그런데 초판을 다 파는 데만 평균 1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고로, 집필 기간이 얼마가 되었든 출간 이후 16개월 동안 총 188만 1천 원을 벌기에도 빠듯한 작업이 바로 책 쓰기라는 말이다. 이보다 ROI(투자자본수익률) 안 나오는 일이 또 있을까?

하하 나는 이 일을 계획하고 있지.

p. 115 성공하는 기업은 반드시 두 가지를 동시에 번다. 하나는 수익, 다른 하나는 가치다. 모자 사기와 모자 뜨기를 동시에 열심히 하는 것이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알리고 고객의 동참을 이끌어내고 특정한 이미지로 떠올려지기 위한 일련의 활동이 동반될 때, 기업은 브랜드로 받아들여진다. 지속 가능성이 열린다. 

다시 책쓰기로 돌아가 보자.
개인 브랜드로서의 책 쓰기는 한 권의 명함을 만드는 일과 같다. 손바닥보다 작은 종이에 소속, 직업, 직급을 나열한 피상적인 명함이 아니라 온전히 나의 힘으로 나를 표현한 나만의 명함. 견고한 모자 뜨기 작업이다.

이 모자의 힘은 상당하다. 나의 이름을 달고 전국 서점에 퍼진다. 나를 몰랐던 사람들이 나의 생각을 펼쳐 읽게 된다. 운이 좋으면 의외의 기회로 연결될지도 모른다. 첫 출간을 발판 삼아 두 번째 책을 출간할지도, 예상치 못한 영역으로 저변을 넓힐지도 모른다. 16개월에 걸쳐 겨우겨우 초판 판매에 그친다 하더라도 '무슨 책의 저자'라는 타이틀은 사라지지 않는다. 결코 ROI를 따질 수 없는 자산이 생기는 것이다.

하하 나는 이 일을 계획하고 있지.2 (;;)

p.116 브랜드 자산을 축적한다는 건 사실 형체 없는 무언가에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것과 같아서 도박처럼 여겨질 수 있다. 뚜렷한 결과를 얻기 어렵고, 결과를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장담할 수 없다. 때로는 시류에 편승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쳐야 하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듯한 불안감을 극복해야 한다.

그럼에도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된다면, 가치 창출이 보장된 모자 뜨기를 기획했다면, 자신에게 크게 한번 베팅해 보기를 권한다. 우직하게 밀고 나가보는 거다. 모자 뜨기를 하는 시간 동안 속세의 계산기는 잠시 넣어둬도 좋겠다.

그동안 계산할 것도 없으면서 계산기만 두드리다 못한 일들이  많다. 끝없이 열거할 수 있는데, 하기 싫다. 부끄럽다.

p.145 내가 찾은 방법은 연 단위 프로젝트다. 가령, 2020년은 '책만 쓰면 되는 해'라고 정하는 거다. 1년에 단 한 가지만이라도 제대로 해보자는 취지. 그 외에는 하든 말든, 많이 하든 적게 하든 자유다. 일종의 면죄부를 준 것이다. 그런데 이게 엄청난 절제력을 만들 줄이야.

나도 마찬가지로 '외서판권을 사서 번역 하는 해'로 정했다.

p.151 연설에서 잡스는 'Connecting the dots'를 강조한다. 수많은 점이 모여 선이 되듯이,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돌아보면 각가의 점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점을 연결하며 잡스가 얻은 가르침은 '믿음'이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내다보기는 어렵지만, 오늘의 점이 미래에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가라고 조언한다. (생략)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
p.158 점을 연결해서 선 만들기 웹디자이너, 쇼핑몰 MD, UX 기획자, 브랜드 마케터라는 점을 연결하면서 너무나 당연한 이치를 깨달았다.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사소하고 하찮아 보이는 일이었지만 살면서 그 경험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쓰였고, 쓰이고 있다는 걸 알았다. 

 VIPS 레스토랑 아르바이트, 베이비 스튜디오 직원, 현수막 배너 실사출력, 편집 디자이너, 다시 미술관 안내 직원, 갤러리스트, 그리고 준비하는 번역, 출판.

 

서비스 업무 경험으로 기획자라는 업무를 넘어 기관과 - 작가, 작가와 -관람자를 친밀하게 연결하고 안내하는 일은 큰 자산이 되었고, 관계의 귀함을 터득했다. 다양한 컴플레인을 처리하면서 모든일엔 답이 있고, 불만속의 기회가 있음을 깨달았다. 또한 현수막 배너 실사출력, 편집 디자이너등의 경험을 통해 전시기획의 A to Z  알게 모르게 내공이 쌓였다. 또한 디자인의 특성상 오타를 허용하지 않음으로 모든 일에 실수하지 않는 방법을 터득하였고 00 마인드. 갤러리스트로 지자체 사업을 따내고 운영하면서 글을 읽고 쓰는 것이 -- 

p. 159 디자이너, 에디터, 포토그래퍼, 인터뷰어, 기획자, 협상가, MC 등등 필요에 따라 나는 무엇이든 된다. 과거 모든 경험이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p.160 회사 밖에서 개인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별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걸 두고 사이드 허슬(Side Hustle)이라고 표현한다.  아무리 주도적으로 일한다고 해도 조직 내에서는 나의 욕구에 따라 점을 연결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 사이드 허슬이 부각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프로젝트'라고 하면 대단히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며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내가 했던 '다양한 블로그 경험'은 비교적 사소하기 때문에 의미 있었다. 회사밖의 경험을 내 안으로 가져올 수 있다면 가능성을 발현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기 떄문이다. 다만 그 경험을 가치 있게 만드는 건 나라는 걸 잊어서는 안된다. 내가 나를 귀하게 여겨주지 않으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p.176
1) 나를 세상의 기준대로 규정하지 않을 것
2) 나를 여러 개의 자아로 규정할 것
3) 그리고 내가 규정한 대로 변화할 것
p. 178 회사에서 월급을 받아도 '나는 나를 고용했다'는 마인드로 자신의 직업을 정의하고 정체성으로 연결시킨다.
p.198 사람들의 취향과 관심사는 점점 더 파편화되고 개인화되고 있다. 어제보다 오늘 더 다양해졌고 내일은 더 다양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규모를 포기할 수 없는 빅 브랜드는 고급형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거나 보급형 대중화 전략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스몰 브랜드에게 분명한 기회로 작용한다. 브랜드가 만족시키고자 하는 대상을 뾰족하게 설정하고 깊이 있게 파고 들면 작은 규모라도 뜨거운 반응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p.203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면 아무도 만족시킬 수 없다. 개인 브랜드가 제대로 만족시켜야 할 첫 번째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다. 과녁의 정중앙에 서 있는 내가 만족하고 열광하는 것이어야 남도 움직일 수 있다. 시장의 니즈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켓 인'전략이 아니라 생산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덕트 아웃'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상당히 이상하다. 브랜드의 대표가 되고 싶어 이 책을 읽었는데, 내 자신이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니 큰 예술기관의 직원이 되고 싶어졌다. 진짜 원하는 일이었나. 험난한 취업난에 도전 조차 한 적 없었으니 그 시도를 하고 싶어선가.

 p.206 좋은 질문의 힘을 믿는 인터뷰어이기도 한 그는 '나만의 시간을 달리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콘텐츠를 기획했다. 자신과 닮은 사람들과 대화 나누는 시간이자, 김진영을 중심으로 한 서클을 만든 셈이다. 

그동안 기획자가 되고 싶거나, 혹은 기획자라는 타이틀로 일하면서도 스스로 부끄러웠던 이유는 내 기획은 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보이기에 그럴싸해보이는 것. 수지타산이 맞을 것. 등등을 고려했지만, 그 마저도 그래지 못했다.

진짜 내 기획을 하고 싶다. 내 기획에 수긍해주는 나의 (소중하고 작은)서클을 만들고 싶다. '진짜 성공은 진짜 실패를 바탕에 둬야겠지'

p.207 그들과 이룬 서클에 그럴듯한 이름이 부여되면 브랜더는 본격적으로 외연을 넓힐 수 있다. 먼저 나를 제대로 만족시키고, 그다음 한 명의 서클 멤버를 만족시키고, 또 다른 한 명, 두 명, 세 명을 만족시키다 보면 서클의 반경을 무한히 넓어질 수 있다. 지인 50명으로 시작한 <뉴닉>이 2021년 3월 현재 30만 뉴니커의 아침을 책임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p.209 내 브랜드의 지향점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관광지보다는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는 낯선 곳을 더 좋아한다. 내가 모르는 진짜 이야기를 알아가는 과정이 즐겁다. 그래 나는 익숙한 사람들과 낯선대화를 하고 싶다. 갑자기 터져나오는 우연스러운 말보다, 조심스레 정리된 말을 나누고 싶다. 아 나는 그랬구나. 

p.235 "진심이 짓는다"(대림e편한세상), "사람을 향합니다"(sk텔레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현대카드)같은 광고로 15초 만에 감동을 일으켰다. 브랜드를 기억하게 했다. '사람을 향하는'메시지의 힘이었다.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식이 많은 친구들보다 감동을 잘 받는 친구들이 일을 더 잘합니다. 감동을 잘 받는다는 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_ 박웅현, 책은도끼다 / 그가 말한 감동을 파고들어 보면, '감동받는 친구'를 '감동 주는 브랜드'라고 바꾸어도 뜻이 통한다는 걸 알 수 있다.
p.236 광고의 진정한 가치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얼마를 썼느냐'가 아닐 것이다. 그 광고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기억되느냐'에 가치가 자우된다. 
p.243 사람을 향하는 진심에는 기교가 필요 없다. ' 열 광고'의 기교에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잘 쓴 공지 하나'에는 사람이 있고 인류애가 있었다. 브랜드가 오래 쌓아온 가치관이 하나의 사건을 만나 세상에 드러난 것뿐이다. 필연이다. (유한락스)

진심을 전해야 할 대상은 내 브랜드의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다. 단 한 명에게 진심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략) 그 한 명을 향한 진심이 진정하다고 느껴지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도 감동한다. 
p.266 글쓰기를 할 때 반드시 상기해야 할 세 가지
1. 글쓰기는 훈련이다 : 글력은 근련이다.(생략) 글쓰기가 어려운 건 결코 재능 문제가 아니다.
2. 필력보다 기획력이 우선이다 : 누군가가 "어떤 글을 쓰세요?"라고 물었을 때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다면 베스트다.
3. 공개적으로 써야 한다 : 김은경은 '민들레 홀씨'에 비유했다. 글을 공개한다는 건 민들레 홀씨를 불어서 바람에 날려 보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씨앗이 어디로 날아가서 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발 없는 글이 천리를 날아가서 어떤 기회를 물어다 줄지도 모르는 것.

글쓰기는 돈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든다. 절대적인 시간을 들여야 하는 일에는 어떤 형태로든 보상이 따라야 하는 법. 글쓰기로 보장되는 가장 큰 보상은 브랜딩이다. 지금 어떤 글을 쓰느냐가 내 삶의 다음 스텝과 연결되기 때문. (생략) '민들레 홀씨를 불자.'

▶ '어떤 내'가 되고 싶은데.. 나는 그 방법도 아는데... 하지 못했다. 여기서 정확히 짚어줬다. 그래 '글쓰기'. 내 첫번째 스텝이자, 다음을 위한 발걸음. 이를 통해 만들어갈 나의 브랜드. 

p.279 마지막으로 유의할 점이 있다. 피드백을 받는 동안 말을 끊지 않고 경청할 것. 작품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고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할 것. 피드백은 감사히 받되, 결국 선택은 나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 내가 일을 하며 가장 두려웠던 부분이 바로 '비평'이다. 작은 '비평'도 나에 대한 '비난'이라고 생각하며 더욱 의기소침 해졌고, 결국 그 어떤 '비평'을 받지 않도록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부분은 이를 극복하기에 좋은 구절이며 응원이다.

 p.286 에어비앤비의 성장스토리는 "1,000 True Fans" 이론과 닿아 있다. 2008년에 등장해 콘텐츠 업계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은 글로, 개인 창작자에게 1,000명의 진정한 팬이 있으면 창작 활동만으로도 먹고살 길이 열린다는 이론이다.
p.288 최근에는 "1,000명도 필요 없다. 100명에게 시도해 보라"는 의견이 나왔다. "1,000 True Fans? Try 100" (생략) 중요한 건 1,000명이냐 100명이냐 하는 숫자가 아니다. 두 이론은 모두 '히트 치지 않고도 먹고살 수 있는 방법'에 주목한다. 잠깐 반짝이다 사라질 베스트셀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유명과 무명 사이 어딘가에서 지속 가능하려면 누구를 만족시켜야 하는가 고민한 결과 팬이라는 답을 얻은 셈. 바꿔 말하면 이는 나라는 브랜드에 동참하길 원하는 서클 멤버와도 같다. 그들이 원하는 바를 확실하게 만족시킬 때 브랜드는 지속 가능성의 힘을 얻는다.
 p.290 '가능한 많은 고객(최다가능청중)을 대상으로 삼으면 거절당하기 십상이다. "싫어요"라는 합창에 귀가 멍해질 것이다. 이런 피드백은 직접적이고, 감정적이며, 구체적일 것이다. 수많은 거절을 당하다 보면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모서리를 깎아내게 된다. 끝까지, 누구보다 잘 맞추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저항해야 한다. 당신의 제품은 거절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적지만 당신의 세계관에 동조하고 열광하는 고객(최소유효청중), 애초에 당신을 섬기려고 했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_ 세스 고딘, 《마케팅이다》


그럼에도 저항해야 할 피드백을 구별하기 어렵다면 이렇게 자문해 보자.
"지금 나에게 피드백하는 사람이 내가 만족시켜야 할 대상인가?"
"지금 나는 나의 서클 안에 있는 1명의 최소유효청중을 만족 시키고 있는가?"
"혹시 최다가능청중을 만족시키려는 이타심에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가?"
p.304 네거티브한 피드백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넌 박살 낼 줄만 알지. 무언가를 만들어낼 줄 모르잖아" (싱스트리트) / 좋은 신호라고 생각해요. 의도했던 메인 타깃을 벗어나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의견이니까요.
p.305 T자형 인재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알고 있는 제너럴 리스트(ㅡ)이면서, 특정 분야에는 깊이 있는 전문성과 지식을 갖춘 스페셜리스트(ㅣ)의 면모를 갖춘 사람. 오늘날 조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인재이며, 미래의 관리자로서 적합한 유형이라고 평가되는 인재상이다.

T자형 인재의 개념을 '브랜드'와 '피드백'에 대입해 보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좋은 피드백이든 나쁜 피드백이든 두루두루 청취하다가, 해결해야 하는 피드백을 발견했을 때 깊이 파고들어 반드시 해결하고야 마는 브랜드. 브랜더에게 피드백은 성장을 위한 동력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대상일 수 없다. 단것은 무조건 삼켜도 좋다. 쓴 것 중에는 뱉어야 할 것과 삼켜야 할 것이 섞여 있다. 성장을 저해하는 피드백이면 뱉고, 성장을 도와주는 피드백이면 삼키면 된다.

▶헤헷, 난데-쓰까?

p.308 20.'내가 뭐라고'라는 함정에서 벗어나기_클럽하우스

▶소제목부터 마음을 쿵.

p.309 내 병을 제일 잘 아는 내가 내린 진단은 '상대적 박탈감'. 24시간 대부분이 괴로웠지만, 특히 타인의 성취를 마주할 때 괴로움이 짙어졌다. 시기나 질투의 감정과는 달랐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던데 나는 배가 아프기는 커녕 '땅을 사다니 정말 대단하다!'며 단전부터 축하하는 마음이 끓어오르는 편. 사돈을 향한 축하는 진심이다. 다만 그런 사돈의 성취에 빗대어 나의 성취를 평가하면서 자존감을 갉아먹었다. 심한 경우 '내가 뭐라고 책을 쓰나'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땅굴을 파고 들어갔다.
p.311 '아는 것'과 '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미생물과 공룡의 차이이고 사막과 바다의 차이였다. 부모와 자식의 차이이고 낮과 밤의 차이였다. 인풋이 쌓이면 저절로 안목이 생겨난다. 좋은 걸 많이 봄으로써 좋은 걸 알아보는 눈이 생기는 거다. 그러나 실력은 그렇게 얻어지지 않는다. 직접 아웃풋을 내면서 '노오력'을 해야 조금씩, 아주 조금씩 쌓인다. 그래서 안목의 속도를 따라잡기가 쉽지않다. 이 지점에서 불행이 발생한다. 내 실력은 자갈밭은 구르고 있는데 안목은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중이라면? 꿈이 높아서 현실을 시궁창으로 살기 십상.
p.321 겸손은 성장을 낳는다. 모르는 게 많으니까 더 배워야 한다는 자세가 된다. 그렇게 자라나는 브랜더를 나는 무척 동경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겸손이 지나쳐 스스로에게 엄격해지는 걸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자칫하면 자기검열에 갇히거나 '내가 뭐라고'라는 함정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나의 단점은 '신중'하며 '겸손'하다는 점이다. 이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느껴지지만 강한 긍정은 부정이다. 나는 너무나 신중하고, 너무나 겸손하여 웬만큼 잘하지 못한 일이면 쓸모 없다는 생각에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했는지 모른다. 물론 실무적으로 '하는 것'에 한계가 있겠지만, 그럼에는 '아는 것'보다 '하는 것'의 힘을 이제는 믿어야지.

p.326 에필로그 / 신중한 사람들은 조급해진다. 고민에 많은 시간을 들이는 자신이 미련하게 느껴진다. 빠르게 실천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그러다 상대적 박탈감에 번민하기도 자신감을 잃기도 한다. 내가 그랬다. 불안해하고 자책하고 괴로워했다. 심지어 책을 쓰는 동안에도 불안했다. 원고를 다 쓸 즈음엔 나라는 브랜드를 정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나는 내가 어렵다. 하지만 조바심내지 않고 믿어주기로 했다. 나에게는 나만의 속도라는 게 있는 거니까. 아무래도 나는 고민을 더 해야겠다. 그게 나답다. (생략) 책을 쓰는 과정에서 나는 최소유효청중인 나를 위해 지도를 그렸다. 지도는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브랜딩은 어디에 도달하거나 정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10킬로미터를 걷기로 결심했어도 아름다운 풍경은 감상해야 하고,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면 머물러야 한다. 따라서 나의 여정에는 마침표가 없다.

▶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려나? 정말...그냥 완벽하게 내 이야기인 것만 같다. 흙흙!!!!

 

다 읽고 나서야 책 제목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가 얼마나 진중하고도 따뜻한 자아 발견의 태도인지 알게 됐다. 이 책은 '당신이 하려던 것을 당신을 믿고 하세요!! 제발!'라며 지지하고 응원해준다. 이 책의 타깃이 나일줄은 몰랐다. 아니 이 책의 정확한 타깃은 나였다. 마구마구 해야할 게 생각난다. 여기서 멈추면 책을 읽은게 아니지. '아는 것' 말고 '하는 것'으로 넘어가 내 것들을 쌓아가야지. 내 브랜드를 굳건히 그리고 건강히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