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올해의 작가상 2020》, 《양혜규-O2-H20》, 《이승택-거꾸로, 비미술》[출처] [전시리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올해의 작가상 2020》, 《양혜규-O2-H20》, ..

하다다 2021. 6. 10. 10:15

 

설당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찾았습니다.

사전예약으로 설전날 가려고 했는데

모두 매-진! 전시 관람에 대한 열정은,,

코로나도 이길 수 없는 법인가 봅니다.

우선 현재(2021.02.13) 서울관 전시는

모두 4개가 있습니다.

하지만,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전시는 이미 본 관계로,

다른 세 전시에 집중했습니다.

제가 본 첫번째 전시

《올해의 작가상 2020》은

김민애, 이슬기, 정희승, 정윤석 작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올해의 작가상을 간략해 설명하자면,

2012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운영해 온 후원프로그램인데요.

'동시대의 가장 첨예한 미학적,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는 역량있는 시각예술 작가를 대상으로 하며,

해마다 4명의 후원 작가를 선정하여

작품 제작을 위한 후원금과 전시기회를 제공'하는 전시이죠.

올해로 9회째라는데 올해 '논란'작이 있어서 그런지

특히 관심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제 블로그는 상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몇 작품들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전시중 정희승작가의 사진작품에 매료되었습니다.

정희승 작가의 전시는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침몰하는 배에서 함께 추는 춤

2. 알콜중독자와 천사들을 위한 시

조금은 벅찬 주제의 지난 비엔날레를 마치고

힘들었던 시기에 올해의작가상 전시 제안을 받은 작가는

'예술가로 살아가는 일에 대한 고민을

동료 예술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혹은 소통의 과정 그 자체로서 전시장에 펼쳐 놓는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한 과정들이

사진매체를 통했지만,

상당히 회화적이면서도, 은유적이면서

어떤 영상 혹은 설치작품과 다를 바 없이

생동감있게 표현된 것 같습니다.

평면의 사진이

이렇게 다차원적일 수 있구나

심플하고도 감각적으로(?) 놀랐던 것 같아요.

사진도 사진이만, 저는

전시 내내 흘러나오는 음악에서도

자극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작가는 원래 음악적인 요소를

전시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계획에 없었다고 하지만,

9분짜리 음원, 4개의 행으로 이루어진

짤막한 가사의 'Row Your Boat' 동요

어떤 한 사람의 목소리로 전달하는

말과-글이라는 반복적인 형식,

근본적인 언어 요소가 작가에게 와닿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시도들도 참 좋았습니다.

물 웅덩이에서 발견한 빛,,

작가들과의 대화를

카드로 인쇄해서

비치해둔 것 같은데...

욕심나서 다 가져왔습니다.

(남편 카드챙겨... / 응응..)

예술이라는게

작가 인터뷰에서도 말했듯이

천사과 악마중에,,

악마(어떤 사물의 질서를 부정하고

부조리와 무의미를 찬양하는 자들)에 가깝다고 했는데

그런 마음가짐(?)들이 나타나는 카드였습니다.

 

뱃속에 아들을 품고 있는(급 임밍아웃?)

저인지라, 그냥 이 사진은 예뻐서 찍어봤네요.

재밌다...

디피도 좋습니다.

사실 장르중에서도 '사진'이란 매체를

후순위로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정희승 작가의 작품을 통해

'사진'을 더욱 깊게 바라보게 된 것 같습니다.

'작가'의 세계를 이미지를 넘어 담을 수 있었던 것은

정희승 작가가 진심을 담아

'작가'들과 소통을 한 덕분이겠죠?

다채로운 전시벽의 색감까지도

제 오감을 열어버린 완벽한 전시구성이었달까,,

https://youtu.be/nXXWDRm1CrU

 

결국에는 작가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작업이니까

그리고 어떻게 삶과 예술이 조화를 이룰 것인가. 그 문제거든요.

그 문제가 사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10년을 해보니까.

라고 말하는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전시를 더욱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예술과 함께 살아가고 싶은

저의 고민과 바람이 전시를 통해 위로받은 기분이었습니다.

-

다음 전시는

《양혜규-O2-H20》 입니다.

사실, 이 전시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사명감으로...!!!

만삭의 배를 부여잡고 왔더랬죠.

서로 다른 온도 차로 인해 발생하는

물의 응결은

조용하고 신중한 소통의 모델이다.

다름을 인지하고 유지한다면, 눈물과 땀이

흐르더라도 함께 공존할 수 있다.

전시 제목을 이해할 수 있는

작가의 말입니다.

 

구각형 문열림

수많은 손잡이가 벽에 달려있습니다.

'어디에 설치되었는지와 관계없이 손잡이는 그 너머의 세계로 가는 일종의 인터페이스다.

건물 현관문의 손잡이를 열어젖혀 내부나 외부로 나갈 수 있고, 서랍 혹은 문에 부착된 손잡이를 통해 안쪽 공간을 열 수도 있다. 손잡이를 밀거나 돌려 우리 앞의 무언가를 열고 미지의 세계로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손잡이는 경계를 표시할 뿐만 아니라, 경계 양편에 있는 두 가지 세계나 상황을 매개한다.'

손잡이로,,우주의 법칙,,구도 방법론의 구각형이라니..

사실 양혜규 작가의 작품세계를

잘 모르는 저로서는,, 참 별거아닌 설치 작품일 수 있는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겠다라는 호기심과

저 너머의 광활함 까지 상상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뭐 단순하게 말하면

지렸다?

 

인격화 특성을 보이는 4인조 조각군 이라고 합니다. <소리나는 가물家物>

시각적으로도 참 재밌죠.

솔 르윗 뒤집기

순백색의 블라인드로 미니멀리즘의 대표 작가 솔 르윗의 작품을 참조했다고 하는데요.

매일같이 여닫는 저희집 블라인드가 생각나서...그만..

전 이 <목우공방-108 나무 숟가락>이

참 재밌었어요.

양혜규 작가의 진행으로

전시 속 전시로 구성되었는데,

'숟가락'의 상징성과..

또 그 '형태',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

그것을 풀어낸 전시 디자인

즉 진열장디자인까지..

어느 하나 흥미롭지 않은게 없더라구요.

 

박물관에서 볼 법한 전시 디자인

 

그 속에 담긴

생경하지만,,낯설지만은 않은

살아있는 우리네 '숟가락'이야기.

 

 

1/10000000정도 느끼고 온

양혜규 작가의 작품 세계,

한국현대 주요작가로서

작가의 전시와 작품을 통해 알아야 하며,

알고 싶은게 더 많지만,

찬찬히 접해보려 합니다.

마지막 전시 《이승택-거꾸로, 비미술》

 

60년대 당시,

우레탄 비닐이란 재료로

조각작품을 실험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승택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작년즈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역사와 시간>이란 가시철망 작품을 봤을 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작품들이

상대적으로 작은 전시장내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 했어요.

저 넓은 대지에 풀어주고 싶은 마음..

'드로잉'이라는 제목이 인상깊었습니다.

1. 재료의 실험:조각에 대한 질문

2. 줄-묶기와 해체:비조각을 향해

3. 형체 없는 작품

4. 삶·사회·역사

5. 행위·과정·회화

6. 무속과 비조각의 만남

7. 사진과 회화 사이

로 구성되어 있는 전시..

지금 소름 돋는게..

제가 7전시실을 놓쳤다는 것..

3월 28일까지니..

여러분 전시실 하나도 놓치지 마세요.

(ㅠ_ㅠ 꼭 이렇게 하나씩 놓친다니까..)

<바람>, 1970/2020 천, 밧줄, 가변크기. 작가소장.

 

마무으리로 작년에 보았던 제 1전시장의

강요배 작품 한번 더 보고 갑니다.

시간이 훌쩍,,

다리는 아프지만

그럼에도 전시를 보고나면,,

심봉사가 눈 뜬 기분이랄까..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세계를 펼쳐나가는

한 작가의 생을 엿보고 가니

잠시 넓고 깊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그저 관관객의 제가 좋습니다.

여러분도 전시 보고 오십시오.

이만_

2021년 2월 12일 전시일기 끝